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삼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사인 한화 주식 1800억원어치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사들이기로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중심으로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한화 보통주 최대 600만주(지분율 8.0%)에 대한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예정 주식을 모두 매수하면 지분율은 9.70%에서 17.7%(보통주 총 1327만 2546주)로 높아진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한 주당 3만원으로 책정됐다. 전날 종가 대비 7.71% 높은 수준이다. 통상적인 공개매수 가격보다는 크게 높지 않은 편이다. 공개매수자금은 1800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공개매수 기간 중 응모된 주식 수가 응모 예정 주식 수에 미달하더라도 공개매수 응모 주식의 전부를 매수할 예정이다. 응모 주식 수가 공개매수 목표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매수 예정 수량 범위 내에서 안분비례(비율에 따라 배분)해 매수한다.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하게 된다. 한화에너지는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지분구조는 3형제가 100%를 보유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어 한화는 구형 우선주도 주주들로부터 장외 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한화 구형 우선주는 시가총액이 170억원에 불과하며 거래량이 미미해 주가 변동성이 크며, 주가 급등락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장외 매수가 종료되면 해당 우선주는 소각 후 상장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매수 가격은 과거 3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3만2534원)보다 24.5% 할증한 4만500원이다. 한화는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구형 우선주주들로부터 양도신청을 받아 우선주 전부를 매수할 계획이다. 한화 구형 우선주는 김승연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8인이 43.56%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고려아연(7.25%)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