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연합뉴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9일 검찰에 처음으로 소환되며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9일 주가는 전장 대비 0.12% 오르며 4만245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29억원 매도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억원, 13억원씩 매수했다. 네이버도 이날 임원들이 줄줄이 보유지분을 매도한 것이 알려졌지만, 전장 대비 0.12% 상승하며 17만7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각각 24억원, 42억원씩 팔았지만, 기관이 71억원 매수하며 가격을 견인했다. 악재 속에 핀 네카오 상승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로 소환됐다. 카카오는 이 외에도 바람픽처스 인수 관련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T 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 가상화폐 횡령·배임 의혹 등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사회적 신용 요건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검찰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의도 증권가 관계자는 “기소든 불기소든 빨리 수사를 마무리해 주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도 모처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네이버 비등기임원인 이모 상무가 자사주 3000주를 장내 매도한 것이 공시됐음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보통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임원의 자사주 매도는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분기부터 임원들의 매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임원들이 주식을 내다파는데 회사는 주가 관리도 안 한다”, “성장성 하나 믿고 꼭 쥐고 있었는데 내부자들이 줄매도하니까 흔들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들어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모두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