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뉴스1

올해 상반기(1~6월)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1년 전에 비해 거의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사주 소각은 1년 전보다 190.5% 증가한 7조원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매입은 25.1% 증가한 2조2000억원이었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그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

주요 기업 중 자사주 소각은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많은 7936억원, 삼성물산이 7676억원, 메리츠금융지주가 6400억원 등이었다. 자사주 매입은 기아가 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쌍용C&E 3350억원, 크래프톤 1992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 상반기 상장 기업 배당액은 총 34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배당 건수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건 증가한 581건, 코스닥 시장에서는 13건 증가한 592건을 기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해 기업 실적 호조 등으로 올 상반기 코스피 지수는 5.4% 올랐고, 최근엔 2860선도 돌파했다. 지수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로 상반기 누적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 금액이 22조4000억원으로, 199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상반기 밸류업 공시는 총 10건이 이뤄졌다.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4건, 예고 공시가 6건이었다.

거래소는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을 오는 3분기에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4분기에는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파생 상품 등 밸류업 관련 금융 상품 개발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