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글로벌 증시 랠리가 이어지면서 일본 가계의 부(富)가 빠르게 늘고 있다. 17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은 3월 말 기준 2199조엔(약 1경9000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작년 초부터 5분기 연속 상승세다. 주식과 펀드 투자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연초에 일본 정부가 절세 혜택을 대폭 늘린 신상품(신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을 내놓으면서 더욱 탄력이 붙었다. 일본은 주식 매매 차익과 배당 수익 등에 전부 세금(약 20% 분리과세)이 붙는데, 신NISA로 투자하면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올 상반기 어떤 상품에 많이 투자했을까? 지난 11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운용이 굴리는 ‘eMAXIS Slim 전세계주식’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 펀드는 12일 기준 순자산 금액이 4조엔(약 35조원)에 달하는 공룡 펀드다. 올 상반기(1~6월)에만 1조3440억엔이 유입됐다. MSCI의 올컨트리월드인덱스(ACWI)에 연동되어 움직이는데, 미국 투자 비율이 65% 정도로 가장 높고 일본은 5% 정도다. 배당금 재투자 가정 시 1년 수익률은 40% 정도다.

자금 유입 2위 펀드는 미쓰비시UFJ운용의 ‘eMAXIS Slim 미국주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미국 증시에 집중 투자한다. 6개월 동안 1조엔의 자금이 몰렸다. 결국 일본은 미국 중심 투톱 펀드로 반년 만에 2조엔(약 17조50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갔다. 3위도 미국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분배금이 매달 나오는 ‘매월 결산형’으로 한국에서 인기 있는 월(月) 배당 상품과 같은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