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 필요하면 관세 외 다른 경제 수단도 쓰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의 한 마디에 전 세계 반도체주가 폭락했다. 16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대만을 지켜줄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 대만은 미국에게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은 보험회사와 다를 것 없다”고 했다.
트럼프의 주 타깃이 된 대만 TSMC는 17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일 대비 8% 하락하고, 다음 날인 18일 대만 주식 시장에서 전일 대비 3.5% 하락한 994대만달러에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TSMC의 실적발표에서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6% 증가하는 등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 나오자 장 후반 상승해 전일 대비 2.43% 하락한 1005대만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발(發) 전 세계 반도체 산업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18일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63% 하락한 21만2500원, 한미반도체는 3.70% 하락한 15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하락세로 시작했으나, 후반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0.23% 오른 8만6900원에 마감했다.
유럽 주식시장에서도 네덜란드 ASML 주가는 17일 전일 대비 10.93% 하락한 870.90유로로 가격을 마감한데 이어, 18일 0.54% 하락한 866.20유로로 거래 중이다.
앞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6.64%, AMD는 10.21%, 수퍼마이크로컴퓨터도 6.9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6.27% 하락했다. 지난 15일 액면 분할한 브로드컴도 전일 대비 7.91% 하락한 155.98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미국의 반도체 보호 조치가 시작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인텔만 0.35% 소폭 상승했다.
한편, 트럼프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11월 대선 전까지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도 2.77% 하락하며 2022년 12월 15일(-3.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9월 인하가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