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신규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4호기 중 우선 2호기만 수주한 것은 아쉽지만, 수주 금액인 24조원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해외 진출 본격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2기 수주액 24조원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발주한 신한울 3·4호기의 예상 공사비 11조7000억원보다 105% 많고, 언론 예상 금액인 15조원보다 60% 많게 수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당시 4기에 2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기당 용량은 1.4GW에서 1.0GW로 작아지고, 기당 수주 규모는 커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특히, 현지 원전 산업화 과정에서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 사슬) 부족, 인건비 증가, 다른 인허가 절차 등으로 해외 건설 시 들어갈 수 있는 추가 비용 증가 우려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예비비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가 수주 우려는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허 연구원은 4호기 중 우선 2호기만 수주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추가로 체코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금융조달금액 부담 등의 이유로 우선 2기만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유럽에서의 수주 성공은 가격 경쟁력, 공기 준수, 원전 밸류체인 지원 능력 등이 정치적 영향력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원전 건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금융조달 가능성으로 예상되는데, K원전의 가격 경쟁력과 전략적 투자자 역할은 총 금융조달 금액을 낮추고, 대주단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도 “현재 진행 중인 네덜란드, 폴란드 원전 수주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원전 수주 풀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