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연합뉴스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이 3조6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과 비교해 3조6118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에도 한 달 동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552조1526억원에서 555조9517억원으로 3조7991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도 오르면서 매수심리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은행권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도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84∼5.294% 수준이다. 이달 5일(연 2.900∼5.370%)과 비교하면 상단은 0.076%포인트(p), 하단은 0.06%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4.03∼6.03%에서 3.96∼5.96%로 상·하단이 0.07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러한 요인들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겹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하반기에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5대 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경영목표(연간 증가액) 총합은 12조5000억원이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6조1629억원을 기록했다. 반년 만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 수준을 초과했다.

은행별로 따져보면 5개 은행 중 세 곳이 연간 목표치를 넘어섰다. 또한 7월 들어 가계대출이 더 불어나면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은 네 곳으로 늘었다. 은행 한 곳은 지난 18일 기준 증가액이 목표치의 3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대비 현재,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86%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5%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지난 15일부터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