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자산유동화대출(ABL)로 8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올해 2분기를 포함해 네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에서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쏘카 차량 번호판 일부 모습. /뉴스1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L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3년 만기 대출로 금리는 연 6% 중반대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조달에 실패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떠안은 뒤 셀다운(재매각)할 예정이다.

장래 매출채권 유동화는 현재 기업이 가진 매출채권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매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쏘카는 1분기 기준 매출채권은 179억원 수준이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4000억원에 달한다.

쏘카는 ABL로 마련한 800억원을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쏘카가 매출액 성장과 별개로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채권을 유동화한다고 해서 회사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우호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항공사들이 어려울 때 주로 활용하던 방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쏘카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181억원, 4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쏘카가 올해 2분기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이 맞을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쏘카는 의도된 적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차량을 더 오래 쓰기 위해 중고차 판매 매출을 줄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쏘카의 중고차 판매 매출은 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억원 대비 98% 감소했다.

쏘카 관계자는 “운영 자금 목적으로 자금 조달 추진 중”이라며 “형태와 조건 등은 기존에 해왔던 조달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