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는 익숙하지만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는 생소하게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리츠보다 부채 비율은 낮고, 배당 수익률은 높은 인프라 펀드를 상장하면 투자하려는 분이 많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형윤(56)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장은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국내 첫 토종 인프라 펀드인 ‘KB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발해인프라펀드)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본지 인터뷰에서 “연 7.9%의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할 만큼 수익률이 높고 주가 하락 위험이 낮은 것이 발해인프라펀드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펀드는 도로나 터널 등 민자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금을 배분하는 펀드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국내에는 발해인프라펀드를 포함해 사모 형태의 인프라 펀드가 10여 개 있다. 이 중 코스피에 상장된 공모 형태의 인프라 펀드는 외국계인 ‘맥쿼리인프라 펀드’뿐이다. 외국계가 장악한 공모 인프라 펀드 시장에 토종인 발해인프라펀드가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그래픽=김하경

◇7.9% 배당률 목표, 투자 전용계좌 열면 1억원까지 분리과세 혜택

발해인프라펀드는 지난 2006년 국민은행과 국민연금 등 17개 기관이 총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됐다. 현재 펀드 운용액은 8500억원 규모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서울 용마터널을 포함해 5개의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고 있다. 김 부문장은 현대증권·국민은행 등을 거쳐 2005년 KB자산운용에 입사해 발해인프라펀드 등을 담당해왔고, 2021년부터 대체투자부문장을 맡아 국내외 부동산, 리츠 등 대체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김 부문장은 “자산 부채 비율이 100~200%인 리츠와 달리 인프라 펀드는 30% 이하로 낮고 대출 금리에 덜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결정 시 금리 변동 등 신경 쓸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라고 했다. 인프라 펀드의 경우 개인이 투융자집합투자기구 전용계좌를 만들어 투자할 경우, 25년까지 배당소득 1억원까지 분리과세(15.4%)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발해인프라펀드는 상장 이후 연 7.9%의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있다. 평균적으로 5%에서 6% 중후반을 제시하는 리츠보다 높은 배당률이다. 200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배당 수익률은 6.7% 수준이었다. 김 부문장은 “자산별로 주무관청과 맺은 협약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통행 수입에 반영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고속도로 같은 자산의 특성상 수요가 급감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상장 후 광역급행철도 GTX-C 노선 등 투자처 늘릴 것

김 부문장은 “상장 이후 주가 안정화도 빠르게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개인뿐 아니라 배당형 공모펀드·TDF(Target Date Fund) 등 기관 투자 자금이 펀드에 자연스럽게 유입되면서 주가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부동산인프라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자산 내에 맥쿼리인프라를 15~24%쯤 담고 있는데, 유사한 수준의 투자 자금이 발해인프라펀드에도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이후 신규 인프라 자산 편입 계획도 밝혔다. 김 부문장은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 KB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광역급행철도 GTX-C 노선과 도로 및 터널 사업, 신재생발전소 등을 신규 인프라 자산으로 포함시켜 배당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고자 하는 5060 베이비붐 세대, 절세를 원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투자처로 인프라 펀드를 적극 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