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상승세를 이어오던 미국 증시가 최근 대형 기술주(株) 조정 등으로 주춤한 가운데, 국내 증시의 미국 증시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최근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42p(0.60%) 오른 2,748.32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p(0.39%) 오른 800.64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7원 오른 1,385.5원으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종합지수의 상관계수는 0.72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3월 (0.773) 이후 약 5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관계수는 두 지수간의 관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과 1 사이에서 움직인다. 계수가 0에 가까우면 서로 관계가 없고 1에 가까우면 두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1에 가까우면 반대방향으로 등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지수의 높은 상관계수처럼, 실제 이달 들어 25일까지 코스피와 나스닥종합지수의 등락률은 각각 -3.11%, -3.12%로 거의 비슷했다.

코스피와 S&P500 지수, 나스닥100지수와의 상관계수도 각각 0.735, 0.733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까지와의 상황과는 상반된 것이다. 지난 2월과 5월, 6월 나스닥종합지수가 월간 5% 이상 급등했을 당시 코스피와 나스닥종합지수간 상관계수는 각각 0.068, 0.452, 0.424로 이달보다 훨씬 낮았다. 나스닥지수가 상승할 때는 코스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다가 하락장에서만 나스닥이 하락할 때 코스피도 하락한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의 “미국장이 오르면 디커플링, 내릴 때는 커플링”의 푸념이 지표로 확인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사이클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흐름과 동조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오는 9월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인하가 다가오면서 “금리 인하로 인해 미국 증시 상승과 코스피 상승이 동시에 일어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 인하는 위험 자산 선호로 이어져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