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 당시 4800여명이던 임직원 수를 3500명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말 통합법인이 출범했을 때 미래에셋증권 구성원 사이에선 “회사가 임직원 수를 3500명으로 축소하려고 한다”는 말이 돌았다. 합병 약 7년 만에 소문만 무성하던 그 수치에 도달한 것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임직원 수는 3502명으로 집계됐다. 대우증권과 합병한 해인 2016년 말(4818명)과 비교하면 7년 3개월 만에 1316명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임직원 수는 2017년 4659명, 2018년 4563명, 2019년 4231명, 2020년 4036명, 2021년 3920명, 2022년 3706명, 2023년 3563명 등으로 매년 꾸준히 100~300여명씩 감소했다.
이는 임직원 수를 늘려온 나머지 초대형 IB와는 다른 행보다. 우리나라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 임직원 수는 2016년 말 2502명에서 올해 1분기 말 2924명으로 422명 늘었고, 같은 기간 NH투자증권 임직원 수는 2913명에서 3091명으로 178명 증가했다.
삼성증권 임직원도 2162명에서 2613명으로 451명 늘었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만나 2017년 1월 통합 출범한 KB증권 역시 인력을 계속 늘려왔다. KB증권 임직원 수는 합병 직후인 2017년 1분기 말 2788명에서 올해 1분기 말 3011명으로 223명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4년 3월 말 기준 11조10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선두다. 합병 이후 지금까지 1300명 넘는 인력을 줄였지만, 여전히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다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속적인 직원 감소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별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을 수시 채용하다 보니 자연 감소분이 큰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 구성원 사이에서는 인력 규모가 3502명에서 더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우증권과 합병 이후 목표 숫자처럼 인식돼온 ‘3500’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미래에셋증권 직원은 “합병 당시 조직이 비대해지자 윗선에서 3500명을 적정 임직원 수로 판단했다는 소문이 회사 내부적으로 돌았다”며 “사실인지 알 순 없으나 해당 수치까지 내려왔으니 앞으로는 이 정도 규모를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미래에셋증권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연결 기준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871억원으로 내다봤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 손익 개선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 관련 비용도 우려보다 양호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