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증시 주도주(株)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침체를 겪었던 바이오주들은 최근 실적 개선과 금리 인하 기대감, 코로나 확대 등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오 종목 역시 증시 변동성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구체적인 실적이 뒷받침되는지 여부를 따져 옥석을 가리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제주’ 복귀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년간 주가가 18%가량 상승했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14.4%쯤 상승했다. 지난 8일에는 97만4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소위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주식) 복귀에 근접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바이오 대형주 셀트리온 역시 지난 1년간 주가가 25%쯤 상승했다.
바이오 ETF(상장지수펀드)의 최근 상승세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는 지난 3개월(5월 13일~8월 13일)간 주가가 19%쯤 상승하면서 국내 ETF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 바이오 대형주를 각각 10~15%씩 자산에 포함하고 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도 같은 기간 각각 15%·11%가량 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ETF 수익률 10위권 안에 분포했다.
◇실적 개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주가 밀어 올려
바이오 종목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백신과 신약 개발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주목받았지만, 이후 실적 부진 등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4일 올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 창립 이래 최초로 상반기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 역시 최근 미국에서 신약으로 인정받은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출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이들의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이 기업들의 투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올해 안에 미국의 생물보안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도 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나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기업이 중국의 바이오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중국 대신 한국이나 일본, 인도 등 다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국내 바이오 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기대감보다 실적 따져가며 투자해야”
증권가에서도 바이오주들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하락 시기에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책임진 섹터는 전통적으로 바이오 산업”이라며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중국 기업 배제 정책으로 한국 CDMO 기업들의 직간접 수혜와 실질적인 수익 성장세가 올해부터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이오 종목들도 미 경기 침체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적인 변수는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 지난 5일 코스피가 8% 넘게 떨어졌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등도 5~11%쯤 주가가 크게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바이오 기업들의 구체적인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헬스케어와 제약주 강세 움직임은 기대 심리가 이미 많이 반영돼 있어 (종목을)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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