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킨 1만3500원의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이혜운 기자

상큼 달큼한 가벼운 요거트 샤베트입니다. 부드러운 치즈 큐브와 생블루베리가 잘 어울립니다. 위에 뿌려진 초코셀은 사라진 맥도날드 초코콘을 떠올리게 합니다. 벌꿀 집 토핑이 가장 유명하다던데 주변 3개 매장이 모두 품절이라 꿀로 대신했습니다. 맛있지만, 이만큼이 1만3500원이라니! 손 떨리는 주문이긴 합니다. 올여름을 빙수 대신 휩쓴 일명 ‘요아정’,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입니다.

요아정은 2020년 트릴리언즈가 설립한 배달전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입니다. 2021년 성수동에서 배달 전문 매장으로 ‘요아정’ 1호점을 출범했습니다. 2022년부터는 오프라인 매장 ‘카페 요아정’도 성수, 이대, 을지로, 망원 등에 출점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요아정 운영사 트릴리언즈는 지분 100%를 아라치 치킨 운영사 삼화식품에 4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최근 투자업계 F&B(식음료) 인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나온 보기 드문 딜입니다. MZ세대를 사로잡은 요아정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돈이 되는 여기힙해 열 여섯번째 이야기는 ‘요아정’입니다.

(1)내 맘대로 토핑

요아정 제휴상품 /GS25제공

지난 16일 GS25는 요아정과 제휴해 지난 8일 출시한 ‘요아정허니요거트초코볼파르페(요아정파르페)’가 일주일 동안 20만개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1억원 이상의 판매고로, 이 기간 매출은 부동의 1위였던 월드콘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요아정파르페도 손바닥만한 크기에 3500원으로 편의점 아이스크림 치고 저렴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꿀과 초코볼이 뿌려져있지만, 집에 있는 과일과 초콜릿 등으로 장식해 먹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원조 요아정과 구분해 ‘빈자들의 요아정’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렇듯 요아정의 첫 번째 매력은 ‘내 맘대로 토핑을 뿌려 나만의 맛’을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요아정에는 10여종의 과일과 30여종의 과자, 토핑류, 소스 등이 있습니다. 여러 시도를 통해 나에게 가장 맞는 토핑법을 만든 후, 조합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아이돌 그룹 라이즈의 성찬은 벌집 꿀과 제철 과일, 다비치의 강민경은 자몽 가득에 연유, 벌집 꿀, 초코링 또는 초코 첵스라고 합니다. 아이스크림 1인분에 토핑을 전부 추가하면 5만2900원이라고 합니다. 라면 하나를 끓여먹더라도, 나만의 방식 대로 먹고 싶어하는 특징에 부합합니다.

(2)생과일 요거트 배달로 자취생을 겨냥!

요아정 인스타그램

“도대체 요아정을 왜 먹는 거야?”

20대 친한 동생에게 물었습니다. 그가 말합니다.

“생과일이어서 좋아요. 자취하면 과일 챙겨먹기 힘들거든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라 몸에 더 건강할 것 같기도 하고요. 다른 빙수나 아이스크림 매장들은 냉동 과일을 많이 사용하거든요.”

자취할 때 가장 귀찮은 것은 과일을 챙겨 먹는 것입니다. 보관하기도, 껍질 처리하기도 어렵습니다. 마음 먹고 구매했다가 집에서 초파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요아정이 생과일 토핑을 사용하는 것이 메리트였다고 합니다. 배달앱 버튼 한 번이면 보냉팩에 담겨 집 앞으로 오니깐요. ‘요거트’라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장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고 하네요.

(3)20년 만에 유행하는 요거트 토핑아이스크림

과일과 벌꿀집을 제외하면 다른 토핑 재료들은 흔히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콘프레이크, 첵스초코, 후르트링, 오레오오즈 등 시리얼 종류가 많습니다. 4여년 만에 전국 가맹점이 350여개까지 급증한 이유로도 꼽힙니다. 최근 요아정은 “가맹 문의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요트나 그릭요거트를 얼려 그 위에 집에 있는 토핑을 뿌려먹는 대체 아이디어들도 나옵니다. 요아정과 100% 같을 수는 없겠지만, 사실 어느 요거트를 얼려도 비슷한 맛은 나옵니다.

레드망고 공식 사진

기성 세대들에게 요아정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 젊은 층을 휩쓸었던 ‘레드망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아정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의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과일과 과자 등의 토핑을 얹어 먹었습니다. 2003년 이화여대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졌었습니다.

20년 만에 부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열풍. 유행 주기는 20년 마다 돌아온다는 말이 실감나게 합니다. 레드망고의 시작이 이대 앞이었다면, 요아정의 시작은 성수동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요아정을 창업한 박진주 대표는 1990년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성 세대들에게는 익숙한 것이 젊은 세대들의 관점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20년 전 유행 아이템을 다시 검토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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