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23일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외부 인사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전략 변화를 시사했지만, 드라마 산업의 투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KB증권은 올해 작품 방영 편수 예상치를 약 30편 낮춰 잡아 영업이익 추정치가 6%가량 기존보다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목표 주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로 CEO를 교체하며 변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드라마 산업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TV 등 전방 산업의 투자 감소로 성장이 둔화하고, 배우 출연료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를 타개하고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있는데, 국내 1위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향후 전략이 국내 콘텐츠 사업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 매출액에서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 거래) 비중은 2019년 43%에서 올해 반기 기준 23.9%로 감소했다. 캡티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긍정적이나, 현재 논캡티브(외부 거래) 성장세가 더뎌 전체 매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최 연구원은 “향후 논캡티브 성장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신규 채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 내 콘텐츠 점유율이 3%지만, 넷플릭스의 연간 투자 금액 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넷플릭스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만큼 재계약 조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KB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익성 중심 선별적 작품 제작과 제작 비용 통제 계획이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최 연구원은 “그간 글로벌 OTT에서 작품이 흥행하게 되면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출연료가 급증해 제작 흥행이 오히려 향후 제작사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신인 배우와 여러 작품을 계약하는 형태로 비용 통제를 고려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드라마 제작사는 드라마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 유리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향후 수익성이 높은 작품만을 진행할 계획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