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수 부진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4%로 낮췄다. 우리나라는 지난 2분기 마이너스(-) 0.2%의 역성장을 했는데, 앞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한은은 22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2.4%로 0.1%포인트 낮췄다. 앞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만 해도 한은은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2.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은 이번 전망에서 앞서 5월 전망보다 내수가 더 안 좋다고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을 1.8%에서 1.4%로 0.4%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높은 가계 부채 수준 등이 민간소비 회복을 막고 있다고 판단했다. 설비투자도 5월 전망(3.5%)보다 3.3%포인트 낮춘 0.2%로 예상했다. 한은은 “수출은 IT 경기 호조, 방한 관광객 증대 등에 힘입어 지난 전망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내수는 기업 투자 여력 증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 등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재개하겠지만 모멘텀(동력) 상승 폭은 당초 예상에 다소 못 미칠 전망”이라고 했다. 한은은 앞서 5월에 1분기 GDP 성장률이 1.3%의 ‘깜짝’ 성장한 것을 반영해서 연간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2.5%로 올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내수 부진에 대한 이런 걱정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마찬가지다. KDI는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를 우려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5%로 낮춘 바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6%로 내다보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5%로 전망한다.
다만 한은은 전반적인 성장 흐름에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경기 부진 우려에 대해 “지금 우리 경기가 굉장히 나쁜 상황이란 말에는 참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쁘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자영업자나 부채가 많은 취약 계층이 굉장히 어렵고 그들의 소비가 낮고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봐달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처음으로 향후 1년간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상·하반기, 연간 전망만 공개했지만, 시장과의 소통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분기별로 쪼개 발표하기로 했다. 한은은 올해 3분기에는 전기 대비 0.5%, 4분기에는 0.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분기와 2분기도 각각 0.6%, 0.7%로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