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주가가 27일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다. JP모간,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오전 장중 100만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021년 8월 24일(101만2132원) 이후 3년래 최고가다.
올해 코스피는 1%도 오르지 못한 지루한 횡보장이지만, 삼성바이오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26% 넘게 올랐다. 이날 하루 종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주가는 전날보다 1.1% 오른 97만3000원에 마감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3383억원 어치 사모아 순매수 1위였다. 기관 투자자들도 뒤늦게 부랴부랴 매수에 가담하는 중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삼성바이오를 2960억원 어치 팔아 치워 순매도 1위였다.
만약 삼성바이오 주가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00만원 넘게 마감한다면, 11개월째 공석이던 국내 황제주(1주당 주가 100만원 이상)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국내 증시의 마지막 황제주는 2차전지 업체인 에코프로였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9월 11일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이후 지난 4월 5분의1 액면분할을 통해 현재 주가는 8만원대다.
✅”올해 매출 첫 4兆 돌파할 듯”
삼성바이오 주가 호조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1년 창사 이후 최초로 상반기(1~6월)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65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늘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는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6개 제약사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하반기 4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이 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 매출 4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 호평도 이어지는 중이다. SK증권은 지난 26일 삼성바이오의 CMO 경쟁력이 독보적이라며 목표 주가를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MO 수주실적은 2016년 31억 달러에서 지속 성장을 거듭해 2023년엔 120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최소 구매 기준의 실적이며, 수주 받은 모든 제품의 상업화 성공시 수주 실적까지 고려하면 235억 달러(약 31조원)로 크게 증가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 미국에서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물량이 넘어올 수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8월 18일 장중 기록한 103만4746억원이었다. 하지만 공장 증설 목적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맞물리면서 이후 주가는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돈이 되는 [왕개미연구소] 기사를 놓치셨나요? 조선닷컴에서 ‘구독’ 버튼을 눌러 보세요. 주소는 www.chosun.com/tag/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