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방위산업(방산)이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이어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를 지탱할 축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여의도 밀리터리맨’으로 불리는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을 최근 만났다. 그의 말엔 힘이 있었다. 그는 “세계 경제에서 ‘폴리티컬 이코노미(Political economy·정치경제학)’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그 수혜를 받을 분야는 방산”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유일의 방위산업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PLUS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를 담당하고 있다. 올 들어 수익률은 50.22%에 달한다.
그는 최근 방산 ETF 관련된 얘기뿐 아니라 방산의 전반적인 현황이나 전망 등에 대한 인터뷰, 유튜브 출연이 잦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여의도 밀리터리맨’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방산 전문가로 대접받는다는 말이다.
최 부문장은 단국대 중어중문학과 출신으로 학군장교(ROTC) 33기로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했다.
“남북 초소가 겨우 1.4km 떨어져 있었어요. 영화 ‘공동경비구역’ 배경이 된 곳이에요. 제가 임관할 때만 해도 무기는 거의 미국산이었어요. 심지어 6·25 전쟁 때부터 쓰던 것들이었죠.”
군 제대 후 그는 한화그룹 공채로 한화증권에서부터 일했다. 한화증권 중국 대표로 일할 때, 상하이교통대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후 한화그룹 중국본부에서도 근무했다.
“중국에서 11년 일하며 금융, 신사업, 대관 업무를 했어요. 다양한 인맥을 만들고 기반을 다지느라 고생했죠. 그런데 갑자기 귀국해야 했어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중국이 반발했던 것에 영향 받았죠. 그때 한국 경제는 국제정치 이해관계와 뗄 수 없구나 생각하게 됐죠.”
2017년 귀국한 그는 이듬해부터 국방전문포럼인 ‘플라자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국내 정치·외교·국방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미·중 갈등 대응책 등을 논의하는 스터디 그룹이다. “저는 금융맨이라서 지정학적 긴장 관계와 경제, 방산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훨씬 잘 풀어낼 수 있었어요.”
그는 2021년 증권에서 한화운용으로 옮겼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방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23년엔 국내 최초의 방산 관련 ETF인 ‘ARIRANG(현 PLUS) K방산 ETF’가 상장됐다. 초기 반응은 미미했지만, 그가 부문장을 맡은 후 전략 ETF로 선언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이 EFT의 순자산총액은 253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