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대폭락장에서 용감하게 샀는데 원위치네요. 왜 이렇게 떨어지는 건가요? 혹시 금융투자소득세 불확실성 때문인가요?”(신규 주주 A씨) “얼마 전 삼성전자 수익률이 11%였는데 지금 -0.2%가 됐어요. 추석에 돈 쓸 일도 많은데 너무 우울합니다.”(40대 주부 B씨)
3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2.6% 하락한 7만2500원에 마감하자, 424만 삼전 소액 주주들의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지난 8월 5일 역사적인 대폭락장의 종가(7만1400원)와 고작 1100원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56억원, 1207억원씩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 내렸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이미 열흘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개인만 나홀로 5300억원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방어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외인, 한 달간 2조4000억 삼전 순매도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월 5일 폭락장에서 10% 하락한 7만1400원에 마감했다. 당시 ‘주식은 공포에 사야 한다’면서 1조3500억원 어치 용감하게 매수했던 개미군단은 제자리 주가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개인 투자자 김모씨는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는 이날 0.84% 하락했는데 왜 삼성전자만 2% 넘게 하락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삼성전자 같은 대표주도 이 모양인데, 한국에서 믿고 투자할 주식은 정말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금투세 시행 등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많아져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리 정리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5 쇼크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0.5% 하락했다(2일 시가, 3일 종가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수익률 최하위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기간에 삼성전자 주식을 2조4048억원 어치 처분한 것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 중 상승률 1위는 비만치료제 등을 만드는 미국의 제약업체인 일라이릴리(20% 상승)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면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들은 ‘실적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고객 63만7000명의 55%가 현재 평가 손실 중이다. 8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1.6%인데 주가가 이달 들어 더 하락했으므로, 지금은 1.6%보다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에 대한 실적 효과가 2025년부터 확인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PC·모바일 수요는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고비를 맞았다”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향후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어야 주가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를 판 외국인이 이날 많이 사 모은 주식은 무엇일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물산(214억원)이었다. 이날 삼성물산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강점이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면서 전날보다 6% 오른 15만48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를 하면서 거래량이 60만주를 넘어서는 등 하루 종일 거래가 활발했다. 이밖에 외국인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209억), LG일렉트릭(165억), 아모레퍼시픽(159억), 신한지주(128억) 등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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