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서 한전 직원들이 작업 공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선DB

이 기사는 2024년 9월 4일 14시 1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산하의 5대 발전사가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전이 6억달러(한화 약 8000억원)를 투자한 요르단 발전소 지분 매각에 착수했다. 현재 잠재 원매자들에게 티저 레터를 배포하는 등 마케팅 작업을 진행 중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요르단 발전소 2곳에 대한 매각주관사로 삼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티저 레터를 받은 잠재 원매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서 패키지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오는 3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숏리스트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요르단 소재 푸제이즈 풍력 발전소와 알카트라나 가스복합 발전소 등 총 2곳이다. 매각 측은 개별 매각은 물론 패키지 딜도 고려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푸제이즈 발전소와 알카트라나 발전소 재무제표에 반영된 주주대여금 미지급 이자를 수령할 권리까지 포함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푸제이즈 파워 컴퍼니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40%를 매각할 예정이다.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푸제이즈는 89.1㎿급 풍력발전소로, 2019년 7월에 가동을 시작했다. 총 투자비는 1억8400만달러 수준이다.

알카트라나는 373㎿ 규모의 가스복합시설로 한전이 지분 80%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20%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넬이 갖고 있다. 당시 투자비는 총 4억6100만달러로, 2011년부터 가동 중이다. 한전과 제넬은 바레인에 소재한 지주사인 알카트라나 홀드코를 통해 알카트라나 가스복합 발전소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알카트라나 홀드코 지분 36.25%다.

한전은 이번 매각으로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되 경영권은 유지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요르단 국영 전력공사(NEPCO)와의 장기 전력거래계약(PPA)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친환경 에너지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고, 해외 주요 국부펀드와 주요 연기금이 ESG 요소를 출자에 반영한다는 점이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한 차례 매각 절차가 엎어진 만큼 한전은 요르단 발전소 매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딜에는 한전KPS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딜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전KPS는 지난 6월 요르단 발전소 사업 지분 인수 자문사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하고 현지 실사에 돌입한 바 있다. 한전의 발전장비 정비 자회사인 한전KPS는 해외사업 다각화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전KPS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한전KPS는 올해 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256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화가 가능한 매출채권 등을 포함하면 전체 유동자산은 1조원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