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한달 만에 미국 뉴욕증시를 덮쳤다. 국내 주식시장도 부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수적 접근을 조언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밤사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00포인트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모두 전 거래일보다 각각 2%, 3% 넘게 빠졌다.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진 영향이 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47.5%)를 밑돌았다. S&P글로벌의 8월 미국 제조업 PMI 역시 47.9로 시장 지난달(49.6)보다 하락했다. 또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에 따른 3분기 성장률이 2.5%에서 2%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증시가 부진했던 만큼 이날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고용 지표 대기 경계감에 엔화 강세 재개, 미국 기술주 급락 영향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도 매물을 소화해야 할 전망”이라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이 열린 뒤 나오는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와 7월 내구재주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 내 기업 생산활동과 고용 관련 코멘트가 시장 방향에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지표의 중요성이 다시 올라갔다”고 했다.
섣부른 투자는 자제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여파 속에 외국인 수급 악화와 주도주 약세 등의 이유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래도 ‘Buy the dip(저가 매수)’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술주 중심의 투자에서 필수소비재나 헬스케어 업종이나 고배당 종목 등으로 투자를 나누라는 조언도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지만, 우려를 해소하고 모멘텀(상승 동력)을 확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9월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업종과 스타일 전략을 다변화한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