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지배구조 개편 잡음 속에서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흥행을 토대로 최대 1500억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수소터빈 모형.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일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474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2년물 300억원 모집에 1130억원, 3년물 500억원 모집에 361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요예측에 앞서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공모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2년물은 -16bp, 3년물은 -68bp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모든 만기에서 개별민평 대비 ‘언더 금리’로 완판된 데다가 3년물은 금리밴드 하단보다 낮게 책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으로, 금리 메리트 덕에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조달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27일 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발행해 둔 것으로 금리는 연 6.5%였다. 차환으로 금리를 200bp 안팎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주관업무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29일 수요예측을 거쳐 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두산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면서 발행 절차를 보류한 바 있다. 두산그룹이 개편안을 철회하자 두산에너빌리티는 3영업일 만에 수요예측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