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금 가격이 고공 행진한 가운데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추가 상승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경기침체가 불거지면서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금값도 뛸 가능성이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금, 과연 금리 인하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6일 이같이 밝혔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7월 한 차례 조정을 겪은 뒤, 중국이 다시 금을 사들이면서 지난달 29일 역사상 최고점을 새로 썼다. 현재도 트로이온스(31.1g·이하 온스)당 2520~254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9월 정례회의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장기 실질금리의 하락 여부라고 홍 연구원은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현재 금리 선물에 반영된 1년간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약 220bp(1bp=0.01%포인트)로, 같은 기간 미국 국채 10년물 명목금리 하락 폭은 약 30bp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목금리의 하락이 대부분 80% 안팎의 실질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10년물 실질금리 하락 폭은 20bp로 예상한다”며 “금과 실질금리의 선형관계로 추정할 때 1년 뒤 금 가격은 온스당 2580달러로 예상한다”고 했다.

최근 금값보다 1%가량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 가격 상승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나타날 경우 다를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실질금리 하락 폭이 55~60bp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1년 후 예상 금 가격도 온스당 2700달러로, 현재보다 6%가량 높다.

홍 연구원은 “금리 인하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더라도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금 가격 오름세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며 “추가 상승을 위해선 예상보다 가파른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리 외에 미국 대통령 선거와 재정 문제도 금 가격을 뒷받침해주는 요소로 꼽힌다. 홍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금 가격 상승의 최대 원인이 신냉전 시대에 비서방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라며 “대선 결과에 따라 비서방국에 대한 미국의 금융 제재가 확대되면 탈달러화를 가속하면서 금 가격의 구조적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홍 연구원은 또 “미국 정부 부채 증가세가 더 확대되면 2023년 상반기와 같이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져,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