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리가 진행하는 버버리의 새로운 로고. 선명한 로얄 블루의 승마 기사 (Equestrian Knight Design, EKD) 디자인은 1901년 경 새로운 로고를 위해 개최됐던 공모전 수상작에서 유래되었으며, ‘프로섬(Prorsom)’은 라틴어로 ‘전진’을 뜻한다. /버버리

영국의 유명 럭셔리 패션 그룹 버버리가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15년 만에 런던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 FTSE 100에서 퇴출됐다. FTSE 100은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이다.

4일 CNBC 등에 따르면, 지수 제공 업체 FTSE러셀은 분기별 검토 결과 이달 23일부터 FTSE 100 지수에서 버버리를 제외하고 보험사 히스콕스를 새로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FTSE 100을 따라서 투자하는 펀드들은 버버리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

버버리 주가는 지난 1년간 70% 이상 떨어져 FTSE 100 기업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4일 현재 시가총액은 22억3500만 파운드(약 4조원)까지 줄었다.

버버리는 1856년 설립된 후 특유의 체크 무늬와 트렌치코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2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과 회복력을 인정받아 FTSE 100에 편입됐다.

그러나 최근 중국 수요 부진 등에 따른 럭셔리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실적과 주가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기존 이미지와 제품에 너무 과하게 의존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지 못했다. 역대 최고경영자(CEO)들은 회사의 이미지를 되살리고 고급 브랜드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10년 동안 4명의 CEO가 교체되는 등 최고 경영진의 높은 이직률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CNBC는 “버버리는 지난 7월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를 이끌었던 조슈아 슐먼을 새 CEO로 임명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