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암살 시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5만7000달러대로 밀려나면서 이틀 만에 4%대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모기업인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 주가도 3% 이상 하락하면서 트럼프의 첫 암살시도 후 나타난 ‘트럼프 트레이드(거래)’와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해리스 트레이드’가 강해진 것이다.
17일 오전 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만76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5일 한때 6만379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약 4.5% 하락한 것이다. 암살 시도 다음날인 지난 16일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그룹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3.8% 하락했다.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해진 영향이다. 이날 아시아 시장이 대거 휴장한 만큼 트럼프 암살 시도와 관련한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가 ‘친 암호화폐 대통령’을 선포한 만큼 비트코인은 ‘트럼프 자산’으로도 분류된다. 트럼프의 2차 암살 시도 후 오히려 ‘해리스 트레이드’가 강해졌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이날 다우평균은 전 거래일 대비 0.55% 오른 4만1622.08, S&P500은 0.13% 오른 5633.09, 나스닥은 0.52% 하락한 1만7592.13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암살 시도는 트럼프의 지지율이나 대선 승리 가능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기반 분산형 예측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50%,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49%로 나타나고 있다. 해리스는 이전보다 0.4% 증가, 트럼프는 0.7% 감소한 것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1차 암살 시도 때는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10% 정도 올랐지만 2차 시도 소식에는 트럼프와 해리스의 당선 확률이 49대 50 정도로 약간 올라 거의 안 움직이는 흐름”이라며 “보통 트럼프 트레이드라 하면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달러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달러인덱스도 100포인트 선으로 낮게 머무르고 있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인근의 총격에 노출됐다. 이번 암살 시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공개 유세 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에 부상을 입은 후 두 달 만에 또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