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하루 뒤에야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기준금리를 내린 당일에는 경기 침체 우려감이 남아 있었지만, 하루가 지나자 증시에 안도감이 번진 것이다.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평균(1.26%), S&P500지수(1.7%), 나스닥지수(2.51%) 등 3대 지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평균은 이날 처음으로 4만2000선을 넘었고, S&P500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금리 인하 당일, 시장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주춤했다. 보통 금리를 내리면,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기 때문에 주가는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번 연준의 결정을 두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되살아났다. 이날은 다우·S&P500·나스닥 등 뉴욕 3대 지수가 소폭 하락 마감했었다.
이튿날 분위기가 반전됐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 고용 시장 둔화 우려를 덜어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9월 8~1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블룸버그는 “실업수당 신청이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일자리 시장은 여전히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진 20일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한국의 코스피(0.49%)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1.53%, 0.53% 올랐다.
일각에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재보정(recalibration)’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연준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보정’이라는 단어를 8번 이상 동원했다. 미국 경기가 나빠져 금리를 큰 폭 인하한 것이 아니라, 경기의 미세 변화에 따른 보정 차원임을 강조하려는 파월의 전략이었다는 해석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재보정이 파월의 새로운 유행어가 됐다”며 “연준의 결정 직후 금융 시장은 파월 의장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지만, 이튿날엔 경제의 상당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며 자산시장이 급등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