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상사, 소프트뱅크, 아식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이지만, 작년 6월 처음 출시된 일본판 밸류업(기업 가치 개선) 지수에선 탈락해 쓴맛을 봤다. 일본판 밸류업 지수인 ‘JPX프라임150′은 철저히 ‘돈 버는 기업’ 150곳만 뽑아서 만들었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주주 지분)으로 나눈 자기자본 이익률(ROE)이 8% 이상일 만큼 수익성이 좋은 기업 75곳,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 순자산 비율(PBR)이 1배 이상으로 저평가 상태를 벗어난 기업 75곳으로 구성된다. PBR이 1배 미만이어도 상위 50% 이내에 들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는 한국보다 엄격한 기준이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도 작년에는 이런 높은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지수에서 떨어진 시총 상위 기업들이 자극 받아서 지수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시장에서 그런 움직임이 이어졌다.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1년 동안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금 확대 등 활발한 주주 환원책을 펼쳤고,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8월 ‘JPX프라임150′ 지수에 편입됐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JPX프라임150 지수는 지난해 5월 26일을 1000으로 해서 출발했는데, 지난 23일 1197을 기록해 약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평균 상승률(22%)보다 소폭 낮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많이 출시됐지만 아쉬운 성과 때문인지 자금을 많이 모으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미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로 지수를 만들었기 때문에 밸류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주가 상승 수혜는 보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쿄거래소는 JPX프라임150 지수를 일본의 대표 지수로 만들어서 기업들의 지수 편입 노력을 독려하고자 했다”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에 성공한 기업들을 사후적으로 담기 때문에 성과가 예상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