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국내 증권사가 내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금액이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3조2000억원이다. 고전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지난해 말 2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한 분기 만에 9000억원 불어난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증권사의 전체 부동산 PF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36.31%다. 지난해 말(30.01%)보단 6%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3월(19.79%)의 2배 수준이다.

타 업권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여전 등에서도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율은 증가 중이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6000억원에서 올해 3월 1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63%에서 12.06%로 늘었다.

캐피탈사도 1조2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증가했다. 비율은 5.08%에서 6.0%로 늘었다.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9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비율은 5.44%에서 6.72%로 증가했다.

일각에선 2분기 수치가 더 악화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이때부터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에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양화·보통·악화 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김재섭 의원은 “사업성 회복이 어려운 곳은 정리를 유도하고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사업장은 PF 재구조화를 전제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