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아시아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30일 중국 증시는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급증하며 장을 시작했다. 반면, 일본 증시는 신임 총리가 금리를 정상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급락했다.

◇경기 부양책에 중국 증시 급등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지고 있는 중국 증시는 이날 5%대로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5.70% 상승한 3263.59를 기록하고 있다. 항셍지수도 전일 대비 3.34% 오른 2만1321.97, 홍콩H지수도 3.56% 오른 7560.08을 나타내고 있다.

전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모기지(주담대) 금리 인하를 시중은행에 명령한 영향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모기지 금리를 중앙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보다 0.30%포인트 이상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기존 모기지 금리를 평균 0.5%포인트 정도 인하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광저우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날 주택 구입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했고, 상하이와 선전은 외국인 구매자의 주택 구입 제한을 완화하고, 첫 주택 구입자의 최소 계약금 비율을 15% 이상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주인 롱퍼 프로퍼티가 19.10%, 향융 부동산이 10.50%, 헬스케어주인 알리바바 헬스케어가 25.97%, JD헬스가 14.87%, 테크주인 시안 브라이트 레이저와 베이징 피아셋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가 각각 18.33%, 16.81% 상승했다.

이날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상승 폭을 보였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9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7 상승한 4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취합한 예상치 49.5는 웃도는 수치다.

◇일본 증시, 금리 인상 우려로 하락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평균이 30일 4.26% 급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일본 증시는 지난 27일 일본 집권 자민당이 선거를 통해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를 선출한 이후 이날 처음 개장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하락했고, 오전 9시 30분에는 4.52%까지 하락했다. 오전 9시45분 현재는 전일 대비 4.53% 하락한 3만8023.52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토픽스 지수도 전일 대비 3.58% 하락한 2642.76을 기록 중이다.

아사히 신문은 “이시바 총재는 금리 인상을 통한 금융 정상화에 관심이 있는 만큼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당선될 줄 알고 올랐던 주가가 빠지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NHK도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결선 투표에 진출해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데 대한 반작용이 있다”면서, “엔화 강세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으로 엔 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0.27% 하락한 142.8엔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엔고일 경우 실적이 내려가는 수출주 도요타자동차의 주가는 전일 대비 7.11% 하락한 2556엔을 기록 중이다. 닛산자동차도 5.70%, 혼다자동차도 6.88% 하락하는 등 자동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엔고로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줄어들면서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 주가도 전일 대비 12.81% 하락한 2172엔에 거래 중이다. 다카시마야도 전일 대비 6.66% 하락했다. 반도체 주인 도쿄일렉트론도 전일 대비 6.53% 하락한 2만5680엔, 레이저테크 주가도 전일 대비 9.05% 하락한 2만3860엔에 거래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재 당선으로 투자자나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거 전 이시바는 부자증세로 불리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를 추진할 뜻을 내비쳐왔다. 선거에서 금융소득 과세가 쟁점으로 부상하자 이후 톤을 낮추기는 했지만 향후 도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시바 총재는 선거 당시 제시한 정책 궤도를 수정하고 있지만 금융소득과세 등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지난 27∼28일 닛케이 평균 선물 가격이 크게 하락해 금주 초에 수출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