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무실 현판. /뉴스1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향한 법적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당장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등을 ‘최윤범 3대 의혹’으로 명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MBK파트너스는 또 영풍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최윤범 회장이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했고,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카도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가 되면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자료를 통해 “이그니오홀딩스, 원아시아파트너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등 소위 ‘최윤범의 3대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그 의혹들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와 관련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법인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2021년 12월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인수가는 5800억원이었다.

MBK파트너스는 “2021년 11월 회계 감사 후의 실적 수치(매출 29억원)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월 약73% 지분 인수 때와 같이 회사를 5800억원으로 평가했다”면서 “잔여주식을 모두 인수한 이유 등에 대에 고려아연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의 SM 시세조종 가담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SM 시세조종 가담 의혹을 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6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MBK파트너스는 “이사회 승인도 거치지 않은 투자”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든 데 따른 MBK파트너스의 공세 강화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이 자신의 우호지분인 영풍정밀을 지키기 위해 국내 PEF 운용사와 손잡고 총 1181억원을 투입해 영풍정밀 지분 25%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 카드로 꺼낸 고려아연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중앙지법이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고려아연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서다.

공방은 거세지는 조짐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최윤범 회장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해명 요구에 더해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다시 제기했다. 이번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취지다.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위해 막대한 회사의 자금을 동원해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행위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회사, 즉 고려아연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충실의무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