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1월에 추가 ‘빅컷(한 번에 금리 0.50%포인트 인하)’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일축했다. 연준은 9월 빅컷을 단행하며 1~2년 지속되는 금리 인하기의 문을 열었다. 파월 의장은 대신 단계적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파월 연준 의장은 3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 연설과 대담에서 지난 9월 발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 대해 “기준선(baseline)은 한 번의 0.5%포인트 인하가 아닌, 두 번의 0.25%포인트씩 인하”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준은 11월, 12월의 두 차례 금리 결정을 남겨 놓고 있다. 그런데 파월의 말은 11월에 ‘빅컷’을 또 단행할 생각이 아직 없고, 각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8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기존 연 5.25∼5.50%에서 연 4.75∼5.0%로 0.5%포인트를 한 번에 낮추면서, 동시에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현 수준보다 0.5%포인트 낮은 4.4%로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경제가 대체로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정책은 시간을 두고 보다 중립적인 기조를 향해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FOMC가 금리를 빠르게 낮추려 서두른다고 느끼지 않는다”고도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그렇다고 해서 정해진 금리 인하 경로는 없으며 회의 때마다 지표를 보고 결정을 내릴 것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다면 금리를 더 빨리 내릴 수 있지만, 예상보다 덜 둔화한다면 더 천천히 인하할 수 있다”면서 “위험은 양면성이 있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계속해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확률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0.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50%를 넘었지만, 파월 의장 연설 후 30%대 후반으로 확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