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노보 노디스크의 인기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는 가운데, 비만치료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치료제에 투자하는 ETF는 크게 3가지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비만치료제 TOP2 플러스’가 2000억원 정도로 몸집이 가장 크고, 삼성운용 ‘KODEX 비만치료제 TOP2 플러스’, KB운용의 ‘KBSTAR 비만산업 TOP2+’ 등이다. 보수는 KB운용이 0.35%로, 나머지 두 상품(0.45%)보다 낮다.

비만ETF 3총사는 지난 2월 출시 초기만 해도 자금이 많이 몰리며 인기몰이에 성공했지만 최근 인기는 한풀 꺾였다. 노보 노디스크(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젭바운드) 등 두 기업 투자 비중이 50%로 높다는 점이 부메랑이 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특성상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 급등락이 심한데, 여기에다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변동성에 더 취약해졌다. 2일 기준 미래에셋 비만ETF의 6개월 수익률이 3.5%고, 삼성운용(-2%)과 KB운용(-0.3%) 상품은 마이너스다.

특히 주요 편입 종목인 노보 노디스크 주가가 약세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고점에서 약 20% 하락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위고비가 저소득층 의료보험에 등재되어 약값이 인하되고 공급망 악화로 분기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흔들렸다”면서 “한국 등 신규 시장 출시가 늘고 있고 회사가 공장 설립과 가동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미래에셋 비만ETF는 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주로 투자한다. 반면 삼성운용 비만ETF는 질랜드 파마, 바이킹 테라퓨틱스, 리듬 파머슈티컬즈 등 신약 개발 바이오테크에 투자한다. KB운용의 비만ETF는 비만 산업을 테마로 하기 때문에 딕스스포팅굿즈, 룰루레몬 등 소비재 기업까지 포함한다.

하민정 미래에셋운용 FICC ETF운용팀 매니저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엔 10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라며 “올해 말부터 다수의 비만 신약 임상 데이터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데,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주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래에셋 비만ETF는 매달 배당금을 주는 월(月) 배당 상품이다. 주당 평균 15원으로, 예상 배당 수익률은 1% 중후반대. 삼성운용 상품은 분기 배당으로, 지난 4월과 7월 두 번 배당했다(총 74원).

비만ETF는 전부 해외 시장에 상장된 종목에 투자하므로,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15.4%)을 내야 한다.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2000만원 초과) 금액에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