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 주식 시장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흥 아시아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신흥 아시아 국가의 화폐 가치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 아시아로 돈이 몰리면서 국가별 대표 주가 지수들도 우상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지수인 IDX종합지수는 지난 6월 초부터 8월까지 매월 1.3~5.7% 가량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달엔 역사상 최고치도 기록했다. 태국 SET지수와 말레이시아 KLCI지수 역시 최근 1개월 동안 각각 7.9%, 4% 가량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주식 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 9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남성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인도네시아증권거래소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조선DB

국내에서도 신흥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신흥 아시아 지역(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에 투자하는 펀드 30개의 설정액은 한 달간 3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펀드의 총 설정액은 2758억여원이었다. 신흥아시아 펀드의 설정액 증가분의 절대 규모가 북미나 인도 펀드와 비교하면 큰 것은 아니지만, 중국(-1006억원), 일본(-112억원) 펀드의 설정액이 같은 기간 감소된 것과는 대비된다.

신흥 아시아 펀드의 1개월 수익률도 6.12%로, 지역별 펀드 중 가장 높았다. 3개월 수익률도 11.43%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14.3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가장 많이 흘러 들어갔던 북미 지역 펀드의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1.79%에 그쳤다. 인도 펀드와 일본 펀드 수익률도 같은 기간 각각 3.73%, -2.37% 수준이었다.

‘ACE 인도네시아MSCI ETF’를 운용하는 한투운용 관계자는 “선진국 대비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구 구조, 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경제적 수혜, 정부의 적극적 경제 개혁 등 신흥 아시아 지역에 주목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고 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증시 부양 정책 발표 같은 국가별 이슈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개선됐다”며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신흥국의 금리 인하 여력도 높아진 만큼 통화 정책의 완화를 추진할 신흥국이 늘어날 것이고 추가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