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10월 국내에도 출시된다./노보 노디스크

이달 노보 노디스크의 인기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는 가운데, 비만 치료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에 투자하는 ETF는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가 2000억원 정도로 몸집이 가장 크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 ‘KODEX 비만 치료제 TOP2 플러스’, KB자산운용의 ‘RISE 비만 산업 TOP2+’ 등이 있다. 보수는 KB운용이 0.35%로, 나머지 두 상품(0.45%)보다 낮다.

비만 ETF 3총사는 2월 출시 때만 해도 자금이 많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인기는 한풀 꺾였다. 노보 노디스크(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젭바운드) 등 두 기업 투자 비율이 50%로 높다는 점이 부메랑이 됐다. 제약·바이오 특성상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 급등락이 심한데, 여기에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해서 변동성에 더 취약해졌다. 2일 기준 미래에셋 비만 ETF의 6개월 수익률이 3.5%고, 삼성자산운용(-2%)과 KB자산운용(-0.3%) 상품은 마이너스다.

특히 주요 편입 종목인 노보 노디스크 주가가 약세인 게 영향을 미쳤다. 6월 고점에서 약 20% 하락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위고비가 저소득층 의료보험에 등재돼 약값이 인하되고 공급망 악화로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주가가 흔들렸다”면서 “한국 등 신규 시장 출시가 늘고 있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비만 ETF는 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주로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비만 ETF는 질랜드 파마, 바이킹 세러퓨틱스, 리듬 파마슈티컬스 등 신약 개발 바이오 테크에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의 비만 ETF는 비만 산업을 테마로 하기 때문에 딕스스포팅굿즈, 룰루레몬 등 소비재 기업까지 포함한다.

하민정 미래에셋운용 FICC ETF 운용팀 매니저는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엔 10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라며 “올해 말부터 다수의 비만 신약 임상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결과가 긍정적이면 주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