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간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세금’이 승부의 결정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MBK·영풍 측이 33.1%,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이 34.0%로 엇비슷하다. 공개 매수를 통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측이 승리하게 되는 구조다.
4일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공개 매수가를 주당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최윤범 회장 측의 공개 매수가와 같은 금액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얻는 차익에 대한 세금은 양측이 다르다. 적용되는 세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개 매수는 장외거래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발생한 차익은 22%(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받는다. 양도소득세는 분류과세 대상으로, MBK와 영풍 측의 공개 매수에 응한다면 세금을 22% 내면 된다. 만약 양도소득이 3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율이 27.5%로 올라간다.
반면 고려아연 측에 주식을 팔고 얻은 차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남은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현행 세법은 회사가 경제적 이익을 분배하는 배당으로 간주한다. 고려아연은 4일 공개 매수 설명서에서 “세법상 고려아연이 매수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주권을 회사에 반환하는 절차로서 주권의 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당소득세는 15.4%가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공개 매수에 적용되는 세율(22~27.5%)보다 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배당소득은 분류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 연간 2000만원이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종합과세 세율은 6.6~49.5%다.
다만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이다. 국내 기관은 양도소득세나 배당소득세가 아니라 법인세만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어느 측에 팔아도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