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증시 약세장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8.02p(0.31%) 오른 2,569.7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6.85p(0.90%) 오른 768.9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720억원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8월의 일평균 거래대금인 18조 1970억원에 비해 8% 가량 줄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9조3730억원 수준에서 점차 증가해 3월 22조7430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7월 19조4730억원, 8월 18조1970억원으로 쪼그라든 데 이어 9월에는 16조원대로 크게 줄었다. 시장별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3430억원으로 전달 대비 3%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16%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달 고점론이 불거진 반도체주 부진에 코스피가 월 3% 넘게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월 추석 연휴에 따른 수급 공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일평균 회전율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1.02%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8월(1.16%)과 비교하면 12% 감소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이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증시 약세장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열기는 줄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한 때 20조원을 웃돌았지만, 9월 말 기준 17조4640억원으로 한 달 전(17조8560억원)보다 3900억원이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7~9월) 실적 우려로 국내 증시가 10월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코스피는 4분기 상승 추세 재개에 있어 마지막 진통을 거칠 수 있다”며 “미국 대선 지지율과 3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 등락이 불가피하며 미국 증시 단기 과열 해소·매물 소화 과정에서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코스피 2400대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3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 미국 주식시장보다 상승폭이 작을 수 있다”며 “금리 하락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성장주와 배당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과 연관된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 위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문제와 미국 항만 파업 이슈 모두 장기화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국 대선 외에 불확실성 요인이 추가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등 탄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