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7일 14시 1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글로벌 산업가스 업체 에어프로덕츠가 한국 자회사 경영권 매각을 취소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최근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을 앞두고 있었는데, 돌연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이 전면 중단되면서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고, 이에 M&A 계획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본사는 최근 원매자들에게 매각 취소를 통보했다. 매각 대상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경영권 지분 전량이었다. 미국 에어프로덕츠 본사(33.9%), 에어프로덕츠 자회사인 에어프로덕츠매뉴팩처링코퍼레이션(24.51%), 에어프로덕츠인터내셔널유한책임회사(41.63%)가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오후 8시까지 진행된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 외에도 스톤피크, 아이스퀘어드캐피탈 등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M&A 시장에 간만에 출현한 대어였던 만큼 국내외 초대형 PE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매각가가 최대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328억원이었고 최근 삼성전자 P5의 가스 공급자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린데코리아가 선정됐다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P5에서 얻게 될 연간 EBITDA 추정치는 약 750억원으로, 작년 EBITDA에 750억원을 더한 뒤 약 16배를 곱하면 5조원의 몸값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P5의 장비 발주가 전면 보류돼 언제 재개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삼성전자가 계획했던 P5 반도체 생산라인 내 가스 장비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에어프로덕츠코리아도 EBITDA 750억원을 선반영해 실적 전망치를 계산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회사의 연간 EBITDA를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고 16배를 곱하면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