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반도체주(株)를 사 모으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반기에는 바이오주(株)를 매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초부터 6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코스닥 신약 개발 업체인 ‘알테오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알테오젠을 3900억원어치 순매수(매수에서 매도를 뺀 것)했다. 작년 말 9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알테오젠은 올해만 주가가 290% 넘게 오르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날 종가는 35만9500원.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 중인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에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알테오젠이 상당한 로열티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기존 항암제는 정맥주사(IV) 방식이어서 환자들이 병원에서 최소 1시간 이상 주사를 맞아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하지만 피부 아래층에 주사를 놓는 SC제형은 투약 시간이 짧아 편의성이 높고, 주사제 주입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외국인 순매수 2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2650억원)였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발의한 생물(바이오) 보안법이 통과되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생물 보안법의 실질적 수혜는 중장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LG전자, 아모레퍼시픽, HD현대일렉트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한지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삼성생명 등에 1000억원 넘는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몰렸다.

한편,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20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올해 기준 외국인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3일 시작된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7일까지 10조원(우선주 포함)에 달했다. 이날 종가는 6만1000원이었지만, 오전 한때 5만95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