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재팬’의 주요 타깃으로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 모(母)회사 ‘패스트 리테일링’ 주가가 7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 패스트 리테일링은 전날보다 2.52% 오른 5만450엔에 마감했다. 패스트 리테일링 주가가 5만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94년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가총액은 145조7850억원으로, 닛케이평균 225개 기업 중 시총 6위를 기록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올해만 주가가 46% 오르면서 닛케이평균 상승률(18.2%)을 크게 웃돌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이 오는 10일에 발표할 결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3일 닛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9월 기준 유니클로의 국내 기존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6개월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2개월 연속 2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긍정적인 매출 흐름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모건스탠리는 유니클로가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며 패스트 리테일링 목표 주가를 종전 4만3000엔에서 5만5000엔으로 크게 끌어 올렸다. 모건스탠리는 패스트 리테일링 영업이익이 2025년도에 전년 대비 10.2%, 2026년도에 11.3%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韓, 5년 만에 매출 1조 찍을 듯
최근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 달 서울 롯데월드몰에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열었고, 동대문점도 4년 만에 재개장했다. 이달에도 지난 3일 일산 덕이점을 열었고, 오는 11일엔 롯데몰 광교점을 오픈한다. 이밖에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서울 홈플러스 상봉점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만 해도 매장 수가 186개에 달하고 매출도 1조4000억원에 육박했지만,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2022년엔 127개까지 줄었다. 소비자들의 차가운 외면 속에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강남, 잠실 같은 핵심 매장을 연달아 폐점해야 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늘어나고 일본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물가 급등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유니클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2023회계년도(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으로 한국 유니클로는 매출 9219억원, 영업이익 1413억원을 기록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유니클로는 올해 상반기에도 신규 매장을 3곳 여는 등 국내에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올해 5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