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구성 종목을 조정하는 11월 정기 리뷰를 앞둔 가운데 최근 4년 동안 편입 종목을 미리 사두면 10%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11월 정기 리뷰 때 한국 주식은 편출 종목만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지수 편출입 종목이 오는 18일부터 31일 중 하루의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을 토대로 결정된다. 이어 11월 7일 편출입 종목이 발표되고, 11월 25일 리밸런싱(Rebalancing·구성 종목 조정)이 이뤄진 뒤 이튿날부터 바뀐 MSCI 지수가 적용된다.
MSCI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힌다. MSCI 신흥국 시장(EM) 지수를 벤치마크(Benchmark·운용 성과 평가 기준)로 삼는 자산 규모만 1조300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큰 종목을 미리 사뒀다가 리밸런싱이 마무리되기 전에 파는 것이 유리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1월 정기 리뷰 때 MSCI지수에 들어간 국내 종목은 13개다. 이들 종목을 10월 초에 사서 11월 말에 팔면 평균 수익률이 19%였다. MSCI 지수 편입 여부를 가늠하기 유리해지는 10월 중순에 예상 종목을 매입한 뒤 11월 말에 매도해도 평균 14%의 수익률을 올렸다.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기준으로 볼 때 현재까진 현대로템의 편입 가능성이 크다. 현대로템은 최근 시가총액이 6조원 안팎으로 MSCI 지수 편입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5조9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 이상을 이달 말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IG넥스원도 시가총액이 4조8000억원가량으로, 이달 중순까지 주가가 21% 이상 오르면 편입 조건을 맞출 수 있다.
문제는 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부진해 MSCI 지수 내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MSCI 지수 내 한국 종목 수는 현재 98개로 1년 전보다 6개 줄었는데, 이번 정기 변경 때도 편입 없이 1~2개 종목의 편출만 이뤄질 수 있다. 편출은 시가총액이 하위 순으로 이뤄진다 현재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 규모가 2조8000억원대로 가장 작다. 금양도 시가총액 3조원 선을 가까스로 지키고 있다.
시가총액과 관련 없이 KT는 ‘포린 룸(Foreign Room)’ 규정 때문에 MSCI 지수 편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포린 룸은 외국인 지분 제한이 있는 종목에서 외국인이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지분율을 의미한다. 포린 룸이 3.75% 미만이면 MSCI 지수 구성종목에서 빠지게 된다. KT는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47%대로 제한 지분율(49%)까지 포린 룸이 2%도 남지 않아 MSCI 지수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도 외국인 지분율이 48%를 넘어서면서 포린 룸 규정에 따라 MSCI지수 2022년 8월 정기 리뷰 때 편출됐다. 포린 룸 규정으로 제외된 종목은 지수 편입을 위한 재심사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 SK텔레콤도 지난해 11월 정기 리뷰 때 MSCI 지수로 다시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