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다시 한번 대형 기술 이전 계약을 맺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줄상향했다. 앞으로의 추가 기술 이전 계약 가능성도 기업가치에 미리 반영하고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올렸다. 유진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도 리가켐바이오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리가켐바이오 제공

리가켐바이오가 전날 일본 제약기업 오노약품공업과 2건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 먼저 두 회사는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 단계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물질 ‘LCB97′ 이전 계약을 맺었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 기술인 ADC 후보 물질로 LCB97을 개발해 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노약품은 LCB97에 대해 고형암을 대상으로 글로벌 개발·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오노약품은 리가켐바이오에 최대 7억 달러(약 9435억원) 규모의 선급금, 연구개발·판매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지급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리가켐바이오는 또 오노약품과 ADC 플랫폼 ‘컨쥬올’(ConjuAll)을 이용한 물질 발굴 및 공동 연구·기술 이전 계약도 맺었다. 오노약품은 컨쥬올 플랫폼을 사용해서 복수의 타깃에 대한 ADC 물질을 발굴·개발할 수 있는 독점권을 확보했다. 선지급금, 연구개발·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로열티를 별도로 지급한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가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을 동시에 기술 이전 계약한 첫 사례”라며 “아직 임상 연구에 돌입하지 못한 전임상 파이프라인임에도 9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다시 한번 리가켐바이오의 플랫폼 가치를 증명했다”고 했다.

주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잇달아 거대 제약사에 인수되면서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더 올라갔다는 의견도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가 초기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 때는 표적(Target)당 계약금이 1516억원이었지만, 2022년 공개된 암젠과의 기술 이전 계약 때는 3210억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며 “전 세계에서 ADC 플랫폼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번 오노약품과의 계약 관련 표적당 가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컨쥬올 플랫폼의 위상과 ADC 플랫폼 공금 부족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암젠과의 기술 이전 계약보다도 월등히 우수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라고 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임상 결과가 확인되고 기술 이전 계약도 이어지면 리가켐바이오 기업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체결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기술이전 계약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 향후 추가 기술 이전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기술 이전 계약과 LCB84, LCB14, LCB71 임상이 진전되면서 리가켐바이오의 신약 파이프라인 또는 플랫폼 가치는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