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이 1년 사이 11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대출 확대라는 인가 취지와는 다르게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 치중하며 가계대출 급증에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인터넷은행 3사의 전월세대출 포함 주담대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월(23조4000억원)보다 47%(약 11조원)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5월(19조3000억원)까지만 하더라도 20조원을 밑돌았으나 같은 해 말 26조6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2월에는 3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3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증가세는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515조원에서 568조7000억원으로 10.4% 늘어난 것보다 훨씬 가파른 것이다.
인터넷은행 중 주담대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8월 4조1000억원에서 올해 8월 7조7000억원으로 87.8% 급증했다. 이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9조3000억원에서 24조9000억원으로 29% 늘었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이후 잔액이 올해 8월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많은 여신을 확보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터넷은행이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 주담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담대는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 부실 가능성이 작고 손쉽게 이자이익을 올릴 수 있다.
김현정 의원은 “인터넷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포용적 금융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