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무인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를 선보인 뒤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로보택시 실망감에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처럼 주가 반등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테슬라 주식 2억1203만달러(약 2950억원)를 순매수 결제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일일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TSLL’ 상장지수펀드(ETF)도 1억5701만달러(약 2060억원)를 순매수 결제했다. 테슬라와 TSLL은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주식 주문에서 결제일까지 시차를 고려할 때 지난 11일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이후에 주가 상승에 5000억원 넘게 투자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공개 후 실망감에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지난 10일 종가 238.77달러에서 11일 종가 217.8달러까지 빠졌다. 이후 소폭 반등하며 18일 22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로보택시가 투자심리를 살려내지 못한 만큼 테슬라의 실적이 더 중요해졌다. 테슬라는 23일(한국시각 24일 오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테슬라의 3분기 예상 주당순이익(EPS) 0.58달러 수준이다. 지난 2분기(4~6월) 0.52달러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동기 0.65달러를 밑돈다.
테슬라가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Y 등의 가격을 4.5%가량 내렸고, 중국 시장에서 모델3와 모델Y 구매 비용에 대한 저금리 대출에 나서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기대감도 크지 않다. 미국 투자 전문 플랫폼 마켓스크리너에 따르면 48개 증권사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평균 ‘중립(Hold)’를 제시하고 있다. 목표주가도 평균 210.1달러로 최근 종가보다 4.8%가량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