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CI.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6시 2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최근 구주 거래에서 3조원 넘는 몸값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 전환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자 장외시장에서 추정 시가총액이 2조원 중반으로까지 떨어졌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근 ‘2015 KIF-스톤브릿지 IT전문투자조합’ 청산을 앞두고 무신사 구주를 전량 매각했다. 기관 투자자 간 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구주 매각에서 무신사 기업가치는 3조원으로 책정됐다.

기업가치 3조원은 무신사가 지난해 7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몸값 3조600억원(주당 153만원, 보통·우선주 1주당 신주 99주 배정 무상증자 고려 시 주당 1만5300원)과 같다.

통상 기관 투자자 간 구주 거래는 할인이 일반적이지만, 무신사는 예외였다. 장외시장에서 무신사 시가총액이 2조6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20%가 할증된 셈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비상장에서 무신사 주가는 전날 1만2950원에 마감했다.

무신사 주식은 올해 초 통일주권으로 전환되며 명의개서 없이 거래할 수 있다. 통일주권 거래 초기 1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던 주가는 약 9개월여 만에 33% 넘게 빠졌다. 흑자를 이어온 무신사 영업이익이 작년 86억원 적자로 전환하면서다.

무신사 상장 기대감이 구주 단가 할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적자 전환에도 무신사가 외형 확장을 이어가면서 상장 후 기업가치 5조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무신사는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1조원 이상 매출을 예정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CI.

무신사의 상장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신사는 지난 7월 주요 투자자들과 만나 증시 입성 시 흥행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올해 외형 성장을 이룬 뒤 이르면 내년 중 상장 채비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무신사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5조원으로 정하고 영업에 나선 상태”라면서 “5조원 상장을 가정할 때 구주 기준 3조원은 수익율 60%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셈이라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이번 무신사 구주 매각으로 회수 대박을 터트렸다. 2016년 스타일쉐어 투자가 시작이 됐다. 2021년 무신사가 스타일쉐어를 인수하자 무신사 주식으로 교환했고 이후 후속 투자에 참여해 총 30억원을 쏟았는데 약 120억원을 회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