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며 서울 강남권 빌딩 매수를 고민하는 자산가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수익률이 연 3%대도 나오지만, 자칫 잘못하면 ‘공실 지옥’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허혁재 미래에셋증권 부동산 수석위원은 22일 인터뷰에서 “최근 강남권에 연 3% 이상 수익률이 나오는 빌딩 매물이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입지가 좋은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위원에 따르면, 최근 고객들이 문의하는 수익률 3%대 강남권 중소형 빌딩 매물 10개 중 7개는 세입자가 한 명인 통임대 건물이다. 허 위원은 “통임대 건물 수익률은 3~3.5% 정도로, 층별로 임대된 건물 수익률(2.5~3%)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임차인 관리가 편해서 당장은 통임대 건물에 끌리기 쉽지만, 계약 만료 후 임대를 새로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2~3년 전만 해도 강남권 이면 도로의 4~5층 신축 건물은 짓기만 하면 바로 임대가 되는 초호황장이었다. 주로 스타트업들이 사옥으로 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벤처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작년에만 174개의 스타트업이 폐업했고, 올해도 9월까지 147곳이 문을 닫았다.
허 위원은 “입지가 양호하고 건물 상태가 좋아도 공실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임대료를 낮추면서라도 공실을 피하기 위해 임대를 맞출 것인지 따져보고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