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가 24일 장 중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찍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윤범 회장 측과 인수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됐으나,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장내 매수 등 치열한 지분 경쟁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주식은 24일 10시 20분 113만8000원에 거래됐다. 주가가 전날보다 29.91%(26만2000원) 오르면서 상한가에 올라섰다. 고려아연 주식은 이날 85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이후 급등했다. 고려아연 시가총액도 23조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4위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은 하루 고가와 저가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무거운 종목’으로 꼽힌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 1년(2023년 9월 13일~2024년 9월 12일)간 고가와 저가 변동률은 평균 2.45%였다. 하지만 이날 고가와 저가 격차는 32.9% 등에 달한다. 공개매수가 끝났지만, 경영권 분쟁의 승부가 나지 않은 영향이 커 보인다.

그래픽=손민균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마무리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38.47%를 확보했다.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과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최대 목표 물량은 2.5%를 확보했다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6.49%다.

고려아연도 자사주 공개매수를 전날 마쳤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를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영풍·MBK파트너스 지분율은 42.74%, 최 회장 측 지분율은 40.27%가 된다. 쉽게 말해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최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는 앞으로 장내 매수와 우호 지분 확보 등을 통해 지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측의 소송전 결과나, 자사주 소각 후 지분율 기준 8%가 넘는 국민연금의 행보 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주가도 이날 덩달아 강세다. 영풍정밀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날보다 25%(5000원) 오른 2만5000원을 나타냈다.

영풍정밀은 전날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가 공개매수로 목표 물량을 사실상 다 채우면서 경영권을 지켰다. 최 회장 측 지분율이 기존 35.45%에서 70.35%까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