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바닥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예탁금까지 감소하면서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4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기준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달 16조6720억원 대비 5700억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앞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9조4000억원 수준에서 점차 증가해 3월에는 22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며 7월 19조4300억원, 8월 18조1900억원, 9월 16조원대로 줄었다. 지난 21일에는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이 7조7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올해 들어 여섯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식 투자의 열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다. 예탁금은 10월 22일 기준 54조원 수준이다. 지난달 말(56조8330억원) 대비 2조원 넘게 줄었다. 지난 7월 1일까지 58조원 수준이던 예탁금은 증시 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이번주 50조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힌다.
이는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반등세가 꺾이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4.23% 하락한 5만6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3일(5만6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도 지난 7월 1일 2804.31을 기록한 뒤 전날 2581.03까지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31일 삼성전자 확정 실적 발표 및 가이던스(실적 전망) 제시가 코스피지수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한국 반도체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있고, 향후 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하방이 뚫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