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에 카드사들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자취를 감췄던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되돌아오고 있다. 금리 인하 등으로 카드사의 자금 조달 여건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우리카드·NH농협카드 등 3사는 주요 업종에서 지난달부터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했다. 삼성·신한·KB국민·롯데카드는 최대 5개월, 현대· 하나카드는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는 구매 금액을 나눠 내면서도 할부 이자를 카드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반기는 카드 혜택 중 하나다.

카드사들은 2022년 중반까지만 해도 최장 1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무이자 할부 기간을 줄였다. 카드사들은 회사채(카드채)를 발행해 돈을 빌려 쓰는데,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뿐 아니라 3분기 카드사들의 괜찮은 성적표도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이유다. 카드사들은 판매·관리비를 절감한데다, 최근 카드론으로 가계 대출이 쏠리며 이자 수익이 늘어났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 등 4개 카드사에 따르면, 이들의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94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886억원) 대비 약 24% 증가했다.

다만,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가 혜택을 강화하며 적극적으로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카드사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고 볼 순 없다”며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 내려갈 수 있고, 상승하는 연체율 관리도 해야 되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