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0개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30% 아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증시 중 꼴찌 수준인 코스피지수(-3.7%)와 코스닥지수(-14.3%) 하락률보다 훨씬 나쁜 투자 성적이다.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 중 93개가 평가 손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 확정 등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올해 남은 두 달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일 조선비즈가 올해 10월 말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가 큰 코스피·코스닥시장 100개 종목의 주가와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연동한 투자자의 평균 매수 가격을 비교한 결과 평균 손실률이 31.23%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같은 기준으로 분석했을 당시 평균 손실률 22.57%보다 손실 규모가 더 악화했다.
손실 종목 수도 늘었다. 개인의 순매수 규모가 큰 100개 종목 중 지난 6월 말 손실 구간에 들었던 종목이 89개였는데, 10월 말 기준으로 보면 93개다. 올해 3분기(7~9월) 들어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여파로 보인다.
올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8조625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연동한 삼성전자 투자자 24만8158명의 평균 매수가는 6만9205원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종가 5만9200원 기준 평균 14.46% 손실을 보고 있다.
이어 개인 순매수액 1조5000억원을 웃도는 네이버(NAVER), 삼성SDI, LG화학 역시 마이너스 30~40% 수준의 손실을 보고 있다. 평균 손실률은 네이버 33.87%, 삼성SDI 27.83%, LG화학 39.88% 등이다.
그나마 개인이 올해 들어 804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SK하이닉스와 4720억원어치를 사들인 유한양행이 선전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평균 매수가보다 14.62% 높았고, 유한양행의 평균 수익률은 6.04%였다.
개인 순매수 종목 중 투자 성적이 가장 나쁜 종목은 카카오페이였다. 카카오페이 투자자 1만3452명의 평균 매수가는 8만2978원으로 지난달 종가(2만4550원) 대비 70.41%의 손실률을 보였다.
이어 포스뱅크의 평균 손실률이 67.71%로 두 번째로 컸다. 포스뱅크는 올해 1월 공모가 1만8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 상장 첫날 5만6300원까지 뛰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3월 이후 한 번도 공모가 위로 반등한 적이 없다.
포스뱅크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에는 올해 상장한 종목 29개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디앤디파마텍을 제외한 28개 종목이 손실 구간에 있다. 평균 손실률은 코셈 64.11%, 사피엔반도체 61.49%, 노브랜드 58.23%, 케이엔알시스템 57.11%, 그리드위즈 55.04% 등이었다.
개인의 투자 성과가 달라지려면 결국 국내 주식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대체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오는 5일(현지시각) 이후 나오고, 금융투자 관련 연간 소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폐지 여부도 연내 결론 날 전망이다.
보통 11월과 12월 국내 주식시장의 성과가 좋았던 계절적 측면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부터 미국과 중국이 소비 기간에 돌입하면 수출 모멘텀(상승 동력)이 강해질 수 있고, 12월 배당락 전까지 외국인의 선물과 프로그램 매수세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600선 이하에서 비중 확대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