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지난주(10월 28일~11월 1일) 국내 증시는 약세가 계속됐다. 코스피 지수는 28일 2583.27에 시작하며 2600선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낙폭을 키우며 1일 2542.36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720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주 증시 움직임을 정한 것도 역시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계속됐다. 지난주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조340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7700억원, 5900억원씩 사들였지만, 외국인의 ‘팔자’ 기조로 인해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픽=손민균

이번 주엔 오는 5일(현지시각) 미국의 대선과 6~7일 FOMC 결과가 함께 나온다. 특히 지난달 대내외 증시는 미국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등락에 따라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컸다. 미국 빅 이벤트가 지나가면 증시 불확실성이 한층 걷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벤트 이후 주식시장 향방이 어떻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증시 조정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에 베팅하는 투자)’가 이미 금융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양측 후보의 지지율이 1%포인트 안팎의 좁은 격차를 보이는 만큼 결과 발표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FOMC의 금리 인하 여부도 중요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96.1%로 압도적이다. 11월 FOMC가 열리기 전 발표되는 마지막 지표인 9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1%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뉴스1

주식시장은 이후 기업별 실적에 따른 개별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 KT와 하이브를 시작으로, 6일 SK텔레콤, 7일 카카오·크래프톤, 8일 네이버(NAVER)의 실적이 공개된다.

인공지능(AI) 수혜주들을 둘러싼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10월 마지막 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발표됐지만, AI 투자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줄이지 못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AI 수익화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또한 AI 수혜 종목의 주가 상승 탄력이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전망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 범위는 2500~2620이다.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커지는 점은 관련주 주가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개최된다. 전인대에서 발표되는 부양책 규모가 당초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면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 앞서 9월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추가적인 재정 정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철강·화학 업종 주가는 지난달 제자리를 찾아갔다.

김 연구원은 “전인대 발표로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심이 개선된다면 화장품, 음식료, 철강 업종 등의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11월 건강관리,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통신과 같은 성장주 및 방어주가 유망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