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네트워크입니다.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강력한 라이벌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일본 시바타코지 ANA홀딩스 사장)

연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항공회사들이 한국에서 등장할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상당한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항공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통합 대한항공’은 항공기 240대, 국제 여객 점유율 34%에 달해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위상이 훌쩍 높아진다.

지난 10월 31일 결산실적 발표를 하고 있는 ANA홀딩스 시바타코지(芝田浩二) 사장. 2025년 3월 회계기준 상반기 매출이 1조995억엔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ANA항공

일본 등 이웃나라 항공사들은 ‘통합 대한항공’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ANA항공의 시바타코지(芝田浩二)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달 31일 열린 결산발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여객과 화물 운송에서는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노선이 더 중요해진다”면서 “(통합 대한항공이 탄생하면)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허브 네트워크가 더욱 강력해질 텐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도 국익(国益) 관점에서 나리타(成田)공항이나 하네다(羽田)공항의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한편, 대한항공 주가는 이날 장중 2만4500원까지 상승하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 상승한 2만4350원.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8월 5일 당시 1만9400원까지 떨어졌던 대한항공 주가는 이후 26%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유가 하락과 화물 호황 등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대한항공 평균 목표주가는 3만467원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종전 1조9770억원에서 2조1060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발 온라인 쇼핑 물량 증가에 따른 화물 운임 상승으로 3분기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4분기 역시 항공화물 성수기와 유가 추가 하락으로 3분기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합병 불확실성 때문에 대한항공 주가는 글로벌 동종 업종의 2025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8.1배)보다 낮은 6배에 거래되는 저평가 상태“라면서 ”향후 미국과 EU의 합병 관련 승인이 확실시되면 주가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1년간 개인들은 대한항공 주식을 3360억원 어치 팔아 치웠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000억, 1300억원 어치 대한항공 주식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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